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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리뷰] <카 3>, 이 영화가 애매한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20. 6. 1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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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카 3>에 대한 리뷰(라 쓰고 찬양이라 읽는다)를 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저번과는 다르게 약간 삐딱하게(?) 영화를 다뤄보기로 했다. 물론 나는 픽사의 굉장한 팬이고, <카>를 감히 인생 영화라 부르는 사람으로서 <카 3>도 만족스럽게 봤지만, 뭔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뒤끝이 애매해 지는 기분이었다.... 뭐랄까.... 영화가 계속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달까. <카 3>의 결말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 결말이 이 스토리에서 최선이었는지를 물어본다면 대답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1. 대체 이 영화의 주제가 뭐야


    이미 이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선 저번 글에서 정리해봤기 때문에 굳이 다시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스토리의 핵심 뼈대만 얘기해보자면,1) 맥퀸이 신차들에게 밀려 패배하고 슬럼프를 겪음2) 새로운 트레이너와 신식 트레이닝을 하지만 맞지 않음3) 맥퀸의 새로운 후원자가 맥퀸에게 은퇴를 종용함4) 새로운 트레이너와 기존의 방식으로 훈련을 함5)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닥터 허드슨의 스승을 찾아감6) 최종경기에서 맥퀸은 트레이너에게 선수 자리를 물려줌이렇게만 보면 이 스토리가 맥퀸의 은퇴를 담은, 나름 그럴듯한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 영화의 초반과 이 영화의 결론이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걸 바로 알게 된다. ​<영화의 초반>


    맥퀸이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고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Radiator Springs 마을 사람들과 샐리는 맥퀸이 다시 기운을 차리고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응원을 해준다. 그때, 샐리는 매우 중요한 말을 한 마디 남긴다."허드슨 박사님과 너의 차이점을 알려줄까? 박사님께는 기회가 없었지만, 너는 기회가 있어. 이제 이 기회를 잡을 건지, 몇 달 동안 쳐박혀 있을 지는 네가 결정해" 즉, 플로리다에서 있을 경기는 맥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인 셈. 그리고 모든 마을 사람들이 맥퀸의 그 마지막 기회를 응원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맥퀸이 이길 것이라 생각해서 응원을 했을까? 아니. 이 경기가 맥퀸이 경기장에서 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그를 응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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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퀸을 응원한 건 마을 사람들(마을 차들이라고 해야 하나...) 뿐만이 아니었다. 선수 생활 내내 동고동락한 Rusteze 역시 맥퀸의 재기를 위해 그들의 전부라고 볼 수 있는 회사를 팔고 맥퀸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를 지어준다. 이쯤 되면 맥퀸의 마지막 경기는 그가 지금까지 함께한 모두의 희망이자 꿈이 되는 셈이다. ​<영화 중간>


    이번 영화의 악역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는 맥퀸의 새로운 '후원자', 스털링. 스털링은 맥퀸이 그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고 자신의 제품 마케팅을 위해 그저 '전설'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맥퀸이 경기에 나가면 질 것이 뻔하고, 아무도 경기에서 진 선수가 들어간 제품은 사지 않을 것이라는 것. 이 영화에서 스털링을 악역으로 내세웠다는 건, 맥퀸이 경기에 나가 자신의 기량을 마지막으로 멋지게 보여주는 것이 악역에게 대적할 유일한 방법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보통 이야기에서 주인공과 악역은 인물에서 더 나아가 어떤 가치를 상징하니까.) 두 인물의 대립을 정리해보면,스털링=금전적 부, 포기, 신기술, 확률맥퀸=행복, 도전, 경험, 기적으로 나타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영화에서 추구하는 건 맥퀸이 상징하는 가치들이겠지. ​<결말>


    그런데, 갑자기 맥퀸이 크루즈에게 자신의 마지막 기회를 양보한다. 자신의 마지막 기회가 크루즈의 첫 기회였으면 한다면서. 그래, 이 대사는 매우 감동적이었지. 하지만, 이건 맥퀸을 갑자기 그 기회가 어떤 기회인지 잊어버린 멍청이로 만든 대사였다. 그 기회는 단순히 맥퀸 본인이 경기장에서 마지막으로 뛸 기회를 의미하지 않았다. 맥퀸의 마지막 경기는, '너는 할 수 없어'라고 이름 붙여진 모든 존재들에게 '아니, 나도 아직 뛸 수 있어'라는 희망을 줄 기적 그 자체를 의미했다. 과연 이 경기가 보는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를 주었을까. 나중에도 다시 말하겠지만, 이 결말에서 맥퀸은 끝까지 뛰어야 했고, 맥퀸은 이기지 말아야 했다. ​이 영화의 주제는 '기회의 소중함'일까, '모든 것은 때가 있다'일까이 영화의 주제를 헷갈리게 하는 건 영화의 전개만이 아니다.


    이 장면에서 크루즈는 맥퀸에게 묻는다."내가 아침마다 트랙을 달리고,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경기를 보러 가고 했던 모든 게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였을까요?"그리고 또 맥퀸에게 묻는다."처음 경기에 나갔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어떻게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맥퀸은,"모르겠어... 그냥 못 할 거란 생각은 안 들었어""저도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네요"​크루즈는 어렸을 때부터 맥퀸을 보고 자라며 레이서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조차 응원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모르게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첫 출전 경기 날, 그녀는 다른 선수들을 보고 겁을 먹고선 그 기회를 날렸다. 그렇게 꿈을 날린 것이다. 누구보다도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알 그녀이다. 특히, 그게 누군가의 유일한 기회라면. 그녀는 모두에게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으며 생각보다 마지막 기회는 누군가에게 남들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크루즈가 상징하는 건 기회이다. 마침 그녀의 색도 희망을 나타내는 노란색. 그녀가 보여주는 것은 '기회의 소중함'이다. ​크루즈의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듯한 맥퀸. 그래서 그가 다시 잘 해보고자 찾아간 곳이 닥터 허드슨의 고향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맥퀸은 다시 잘 해 볼 생각이 있었다. 그는 크루즈와 같은, 자신을 바라보고 꿈을 꾸고 있을 수많은 차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잘 뛰어보고 싶었을 것이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해 훈련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기 당일 자신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신차를 이기긴 무리여서 크루즈에게 기회를 넘겼다고??? 맥퀸은 이 경기에서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미 크루즈를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맥퀸이 도중에 포기하고 크루즈에게 자리를 넘겨준 건 뭘까... '모든 것은 때가 있으니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를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 주제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 초반부에서 쌓아올린 스토리는 이런 주제에 대한 게 아니었다구! ​​2. 무의미하게 등장한 캐릭터와 대사이야기와 현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는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선 모든 일이 우연히,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일어날 수 있지만, 영화는 의미있는 순간들을 취사선택 해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은 다른 사건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물론 모더니즘 작품들은 일부러 인과관계 없이 사건들을 배치해 놓기도 하지만, <카 3>가 모더니즘 작품은 아니니 일단 차치하고서 생각하기로 하자) 그래서 어떤 인물/사건/행동이 이야기에 존재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것은 작가의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체 허드슨 박사의 스승인 스모키(Smokey)는 왜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스모키 뿐만 아니라 다른 전설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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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까지 주인공 맥퀸, 악역 스털링, 그리고 또 다른 주연인 크루즈가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지 살펴봤다. 이들을 이렇게 가치로 정리할 수 있던 건, 이들이 스토리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꽤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체 비장의 무기처럼 등장한 '스모키와 친구들'은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왜 이 이야기에 나왔는지를 모르겠다. 이들은 과거의 전설들로서 '전설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 하다. 그래서 허드슨 박사가 맥퀸이라는 보석을 발견하고서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알려준다. 이들은 맥퀸에게, 레이서가 아니라고 인생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다른 의미의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즉, 전설은 이제 멘토로서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자신의 장벽을 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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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들은 경기에 굳이 굳이 나가겠다는 맥퀸에게 다른 길도 있음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 그들이 주관하는 훈련 역시 맥퀸으로 하여금 크루즈의 진가를 알아보게끔 하는 의도였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맥퀸이 경기에서 잘 뛰게끔 닥터 허드슨이 거쳤던 훈련들을 그대로 전수해주기만 한다. (다시 한 번 드는 생각. 대체 이 훈련은 왜 한 거야....??) 물론 결과적으로 이 훈련을 통해 아직 트레이너에 불과했던 크루즈가 레이서로 도약하게 되지만, 맥퀸 입장에서는 대체 왜 했나 싶은 훈련인 것. ​심지어 스모키는 맥퀸이 경기할 때 닥터 허드슨의 역할을 대신해주지도 못한다. 그가 허드슨 박사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역할로라도 나와주었으면, 그가 맥퀸에게 허드슨 박사처럼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아니었고.... (차라리 메이터나 맥이 지휘하지 그랬니) 한때 전설들이었던 이들은 이제 pub에서 위스키나 한 잔 걸치며 지나간 시간을 회고하는 늙은 장수들인 것이다. 만약 정말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 맥퀸이 추구할 모습이 바로 이런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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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스모키는 익스트림한 경기에서 생채기 하나 없이 활약한 맥퀸에게, "마음을 비우면 놀라운 일이 생기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맥퀸이, '이겨야만 해'라는 강박 없이 경기를 한다면, 다시 말해 그 마지막 기회를 진심으로 즐긴다면 얼마든지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어차피 맥퀸이 경기를 그만 둘 거였으면 대체 이 대사는 왜 넣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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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경기에서 맥퀸은 자신과 크루즈만이 공유하는 암호로 크루즈를 동기부여한다. 이로써 맥퀸이 코치로서 굉장한 자질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암호들의 정체... '여름 밤의 풍뎅이들처럼'이나 '토마스빌을 기억해'라는 말은 실제로 두 차가 기술이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훈련할 때 배운 것에서 비롯된 말이니까 의미가 있지만, '뭉게구름' 같은 암호는 크루즈가 트레이닝센터에 있었을 때 썼던 말이다. 즉, 이 암호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훈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물론 이것도 어쨌든 크루즈가 썼던 말이고, 맥퀸과 크루즈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이 영화가 기술을 바탕으로한 잭슨 스톰을 이기는 영화인 만큼, 경험의 세계가 기술의 세계를 이기는 구도임을 더 확실히 암호에서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For Doc Hudson'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거야영화 마지막에 맥퀸은 선수에서 은퇴하고 코치로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몸체 역시 허드슨 박사처럼 바꾼다.


    그리고 그의 뒤에 적혀 있는 'For Doc Hudson'. 이제는 본인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 시점에서 자신의 롤 모델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이 장면은 매우 뭉클했다. 다만, 'For Doc Hudson'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안 나왔다는 것.대체 무엇이 허드슨 박사를 위한 것이냐고. 이건 아까 주제의 불명확성과 다시 연결되는 문제이다. ​크루즈의 우승은, 스승이 부재하는 시뮬레이터 세대에게 아직 멘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경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크루즈는 이제 신식 자동차 중에 멘토와 함께 훈련하는 거의 유일한 선수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 어디에서도 필드에서 하는 훈련이 시뮬레이터보다 낫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이는 다시 말해, 멘토가 있는 게 왜 좋은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허를 찔린 잭슨 스톰이 크루즈에게 1위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다음에는 더 정교하게 프로그래밍 된 훈련으로 스톰이 크루즈를 이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스승의 가치는 영원하게 지켜질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스승의 가치는 승패와 관련없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영화는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닥터 허드슨을 뒤에 새긴 맥퀸의 모습이 감동적이기는 하나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허드슨이 맥퀸에게 주고자 한 가르침은 뭘까. 맥퀸이 허드슨에게서 기억하고자 하는 그 가치는 무엇일까. 레이싱은 끝나도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 모든 것은 때가 있으니 기회를 잘 잡으라는 것? 아니면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 내 꿈을 이루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것? 그게 그 소리일 수도 있겠으나 아마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할 듯 싶다. 그렇지 않으면, 이건 그냥 닥터 허드슨을 그리워한다는 의미밖에 안 되니까...​​4. 다른 엔딩이 있었다면결국 모든 건 엔딩에서 다 어그러진다. 그래도 중후반까지는 '기회는 소중한 것이다'라는 주제가 일관되게 이어져 오고 있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가서 엎어진 것. 물론 크루즈에게는 소중한 또다른 첫 기회가 생긴 셈이지만, 주인공은 맥퀸이고, 관객이 감정이입하는 대상은 맥퀸이니까...


    그래서 이 영화에 'alternative ending'을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이 엔딩은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했을 엔딩이라고 생각하는 영상이다. 크루즈는 크루즈 대로 출전을 하게 되고, 맥퀸은 허드슨의 이름을 걸고 출전하는 엔딩. 그가 이겼을지 졌을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그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그 엔딩. 무엇보다 출전이 취소된 맥퀸을 응원하는 건 그를 동경하는 한 꼬마 팬. 이렇게 되었다면 '마지막 기회'의 의미와 'For Doc Hudson'의 의미 모두 명확했을 것이다. ​사실 크루즈와 맥퀸은 같은 처지의 차들이다. 크루즈는 '트레이너'라서, 맥퀸은 '노땅이라서' 레이서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런데 맥퀸이 만일 나가서 패배에 대한 두려움, 신식 차로부터의 비웃음을 모두 감내하고, 처음으로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는 채로 완주를 했다면 어땠을까. 그게 크루즈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자 가르침이 되지 않았을까. 반드시 모두가 확신을 갖고 도전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도전이 반드시 성공일 필요는 없다는 것. 무엇보다도 결과와 상관없이 내게 주어진 기회는 소중하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 이것이 앞으로 크루즈 인생에 엄청난 용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건 맥퀸이 크루즈에게 양보한 기회보다도 더 갚진 것이었을 것이다. 크루즈는 그런 맥퀸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센터에서 나와 선수가 되기 위해 다시 노력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맥퀸의 완주는 <카>를 보며 자란, 이제는 어른이 된 관객들에게도 굉장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내가 아직도 <카>에서 마지막 경기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며,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다. ​p.s. 여러분은 어떤 결말을 원하시나요? 혹시 원하는 <카 3>의 결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용


    ​​5. 그럼에도 여전히 휴머니티가 살아 있는 레이스공동우승이라는 괴상한 방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서라도 잭슨 스톰을 이겨주어서 고맙기도 하다.


    잭슨 스톰을 비롯한 new generation 차들은 흙먼지 위에서 연습을 하지 않는다. 비법을 전수해 줄 멘토도 필요없다. 그저 자신에게 완벽하게 세팅된 시뮬레이터를 통해 숫자와 싸우며 이기는 법만을 배운다. 더 이상 경기장 위에는 'for you'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by me'만 남게 되겠지. 경기장 위에는 삭막한 확률과 숫자만 남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모두 누가 승자인지만 보게 될 것이다. 더 이상 그 승리 뒤에 놓인 인간적인 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크루즈가 이기면서 그래도 아직 경기장에서 휴머니티가 자리할 수 있는 구석이 생겼다. 이조차 언제 없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크루즈는 영원히 맥퀸과의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고 이를 다음 세대에 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설령 그게 술 취한 노인네의 푸념에 불과하게 되더라도 최소한 그 이야기는 숫자보다는 더 들어줄만 할 테니까. ​p.s. 근데 공동우승 저게 가능하기는 한 거야? 저게 우리로 치면 마라톤인데, 남들은 원큐에 뛰는 걸 한 팀만 선수교체 해서 뛰면 반칙 아니여? (영화에선 선수넘버만 있으면 누가 뛰든 상관 없다고는 했지만...)​p.s. 이렇게 자세하게 이 영화의 부족한 점을 조목조목 말하고 있다고 해서 <카 3>가 별로라는 건 결코 아니다. 그래도 괜찮은 영화라서 이렇게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카 2>는 어디가 부족한지 언급조차 안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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